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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심리학

식물의 마음, 그리고 인간의 공감

by 게으른 여행자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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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식물의 마음, 그리고 인간의 공감

식물과 소통하려면 마음에 따뜻함이 필요하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식물에게 말을 건네며,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가치와 그들의 삶에 의미가 있음을 믿는다. 이는 식물을 돌보는 행위가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찰스 왕세자가 식물학에 얼마나 정통한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식물 사랑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는 프랑스 생물학자 클로드 베르나르처럼 식물의 생명력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19세기 베르나르는 마취제가 식물의 생명 현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명체 내부의 물리화학적 균형, 즉 내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항상성’이라는 개념은 베르나르의 연구에서 비롯되었으며, 이후 월터 캐넌이 용어를 정립했다. 베르나르는 식물이 셀룰로오스 벽에 둘러싸여 근육이 없어도 복잡한 유기체로서 삶을 유지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땅속 깊이 뻗은 뿌리는 물과 영양분을 찾아가며, 식물은 수분을 꼭대기까지 끌어올리는 효율적인 수압 시스템을 갖췄다. 가지의 성장, 뿌리의 방향성, 파리지옥의 움직임 등은 식물이 근육 없이도 환경에 반응하며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는 나무의 뿌리가 숲 전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베르나르는 신경계 없이도 식물이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음이 없이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마음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식물의 항상성 연구와 찰스 왕세자의 식물과의 대화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알고리즘의 한계와 마음의 역할

현대 사회에서 알고리즘은 과학과 기술의 진보와 연결되어 대단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본질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를 알고리즘에 비유할 때, 이는 요리 레시피와 같다. 레시피는 요리 과정을 안내하지만, 실제 요리의 맛이나 향을 직접 제공하지 못한다. 미셸 세르는 알고리즘을 프랑스식 사과 파이의 조리법에 비유했다.

레시피만으로는 음식을 맛볼 수 없듯,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의 정보 전송이나 업로드는 실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 살아 있는 뇌가 없는 상태에서 마음을 복제하거나 불멸을 논하는 것은, 레시피만으로 요리를 맛보려는 것과 같다. 설령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해도, 실제 감각과 경험은 결코 재현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알고리즘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 비명시적 지능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암호적 메커니즘은 여전히 경이롭고,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