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성 명령에 따른 느낌은 유기체 내부의 다양한 생리적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느낌은 에너지 균형, 면역 반응, 욕구 충족 등 생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을 나타내는 분자 신호에서 시작됩니다. 대표적으로 생체 내 아편 유사물질,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P물질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며, 이들은 신경계가 없는 단세포 생명체에서도 작동할 만큼 진화적으로 오래된 물질입니다. 이들 분자가 분비되면 신체 곳곳에서 신경섬유 말단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고, 척수와 뇌간, 편도, 기저전뇌 핵, 그리고 최종적으로 뇌섬 피질과 대상피질에 이르러 마음속 경험으로 해석됩니다.
항상성 명령에 따른 느낌은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부 상태가 잘 유지될 때는 강렬한 행복감이나 즐거움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균형이 생기면 불쾌감이나 고통으로 경험됩니다. 예를 들어, 고통의 신호는 P물질과 같은 분자가 관여해 조직 손상이나 위협을 빠르게 감지하고,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신체가 위기에 대응하도록 만듭니다.
흥미로운 점은, 항상성 명령에 따른 느낌이 단순히 생리적 신호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환경이나 심리적 경험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수치심, 배신, 존경과 같은 경험도 신체적 고통이나 쾌락만큼 강렬한 느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이 새로운 장치를 만들지 않고, 기존의 항상성 시스템을 사회적·문화적 맥락에까지 확장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항상성 명령에 따른 느낌은 유기체 내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그 신호를 바탕으로 행동을 유도하며, 생존과 번영을 위한 동기와 방향성을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신경계와 신체의 화학적, 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며, 인간의 의식과 마음의 근본적 토대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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